대기하면서 손가락을 보니 손톱이 닿는부분에 까슬하게 일어난다. 뜯으니 피가 ㅜㅠ
영양상태가 않좋군.. 집에 가서 잘먹고 쉬어야지.
배는 큼직해서 올라가는 길에는 에스컬레이터도 있고
배안에는 클럽도 있어서 미러볼이 돌아가는데 손님은 외국인 몇명이 모두다.
티켓에 적혀있는 2038 3등실에 찾아가 모서리 명당에 자리를 잡고
들고온 1인용 은박돗자리를 깔고는 짐도 내렸다.
3등칸은 이내 복작복작 사람이 늘어서 일찍 타길 잘했구나.. 싶었다.
내 옆으로는 가족 3대가 탔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남편과 아내, 손자와 손녀.
분위기가 할아버지가 우겨서 배를 탄듯했다. 할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할머니가 3시간이면 갈 길을 이리 불편하게 간다고 투덜거리신다. 그것도 할아버지가 돌아오니.. 잠시다.
손녀는 아직 4살이나 됐으려나 싶고, 손자는 6살 넘어 보이는 정도?
손녀에게 내가 주유소에서 얻은 귤을 쥐어주자 신이나서 엄마에게 달려가 말그대로 춤을 춘다. 어찌나 순수하게 기뻐하는지 나는 하나더 쥐어줬다.
3등칸 객실은 덥고 심심하고 답답하다.. 시간이 조금 지나가 사람들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서 잠을 잔다. 나는 그나마 은박 장판을깔아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했지만 자리도 제대로 펴지못하고 자는 사람이 태반이다. 나중에 옆의 가족의 할머니와 자연스레 한 장판을 나눠쓰게 되더라.
밤은 길고 할건 없어서.. 배를 타기전에 미리 읽을 책이라든지 잡지라든지, 핸폰에 동영상이라도 담아 와야겠드라. 객실의 티비는 위성인지 모르겠지만 녹화한것을 멈춰준것마냥 흰줄만 계속 간채로 서있고.. 그나마도 재미없는 걸 틀어놔서 보기도 싫은데 소음 지지직.
창밖엔 깜깜한 밤인데 수평선으로 고기잡이 배들이 일자로 불켜져있다.
1135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갔다.
1135번 국도는 자동차 전용도로 마냥 고속국도 느낌이어서
125cc 이하 바이크는 자제하는게 좋을 듯하다.
차들이 아주 쌩쌩달리는데 내가 속도를 맞춰서 간다고
땡기니 땡기는 대로 그게 그냥 차들의 속도다. ㅡ ㅡ;
과속쟁이들.
테지움을 가는 길은 남에서 북으로 가는길에 오른쪽으로 빠지게 되어있는데
고속으로 차들이 달리니 신중하게 잘보고 빠져나가야한다.
테지움을 들어서는길은 자갈길이다.
바이크는 항상 자갈, 모래밭 조심.
한번은 일행이 자갈 때문에 타이어에 빵구 난 것도 본적있고
미끄러질뻔한 기억도 있다. ㄷㄷㄷ
테지움 입주 주차장에 바이크를 세우고 입장.
역시나 나의 어린이 취향!
귀여워서 탄식을 거듭하며 사진을 찍어대니
직원이 혼자 온 나같은 사람들의 사진도 찍어주곤 했다.
사진을 너무 남발해서 아래에
두개로 편집해서 덩어리로 올림.(클릭하면 커진다우)
테디베어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인형으로 만든 여러 동물을 전시하고 있어서
사파리+테디베어 느낌으로 이름이 테지움인가 보다.
지금까지 가본 전시관중에 잴로 맘에 들었음. ㅋㅋ
나와서 다음엔 프쉬케월드.
입구에서는 높은 곳에서 하는 레포츠류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보기에는 재미있어 보이지만 피곤해 보이므로 패스.
위의 콜로세움처럼 나비 이외의 곤충으로도 테마를 가지고 꾸며두었다.
많은 테마가 있었는데 테지움만큼 흥미롭지 못하다.
내가 무서워하는 곤충이라 그런가 보다 ㅡ ㅡ;;
프쉐케 월드를 나와서 시간을 보니 대충 천천히 가면 저녁에 숙소인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갈수 있을 것 같았다.
- 지금 생각해보면 거의 제주시 인근까지 갔다가 아래의 표선까지 먼길을 달렸는데, 스케쥴 상으로 보면 그냥 제주시에서 1박을 해결하는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합리적이긴 하지만 이 다음으로 지나는 산록도로 라이딩을 못하게 되었을 테니 많이 아쉽지는 않다. -
1135번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제1산록도로가 나타난다고 되어있다.
산록도로라.. 이름이 아름답다.
발길이 가는 대로 달렸다.
산록도로는 말그대로 산가운데를 지나는 길이었다.
고도도 높아서 날이 흐리지만 않다면 산아래로 아득히 도시까지 보일 기세다.
산 가운데 길은 꼬불꼬불하다가도 일자로 쭉 뻣은 길도 나오고 지루하지 않다.
좌우로 가끔씩 나타나는 농원에는 말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기도 했다.
관광 사진에서나 보던 그런 풍경이다.
그리고 산길을 지날때면
나무가 터널을 만들어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장관이어서
반지의 제왕이나 월드오브워크레프트의 잿빛골짜기 지나는 기분이다.
제1산록도로를 어느정도 달리고 1118번 국도로 갈아타서 제2산록도로를 탔다.
여기서 왕착각!
제1산록과 제2산록이 一자로 이어져 있을거라고 내맘대로 생각하고 달리는 바람에
제2산록도로가 끝날무렵 나는 다시 서쪽으로 가있었다. 헐...
원래는 제1산록이 한라산 기준으로 윗쪽길, 제2산록이 아랫쪽길로 십일자 길이다.
어쩐지 표지판이 이상하다 했네 ㅡㅜ
눈뜨고도 하는 이런 바보같은 착각으로 난 서에서 동으로 한번
다시 동에서 서로 또 한번 달렸다.
물론 라이딩은 아주 good. 근데 기름이 떨어질까봐 조금 조마조마하긴 했다.
다시 서쪽에 닿았을때는 날이 어둑어둑 해오고 있었다.
내가 아주 싫어하는 모르는 곳에서 해지고 라이딩하기!
급히 길을 찾아 표선으로 달렷다.
가는 도중에 길은 완전히 어두워져서 온갖 잡벌레들이 스쿠터에 헤딩을 한다.
이런게 정말 싫었는데.. 쩝...
숙소에 도착해서 씻고 정신차리니 어떤 날보다 더욱 피곤했다.
이와중에 숙소에 들어온 3인조 어린것들이 시끄럽게 굴기 시작했다.
전날에는 다들 조심히 움직이고 점잖았는데
이 3인조는 12시 넘게까지 삼겹살 굽고 밖에서 노는건 좋지만
도미트리에 들어와서까지 슬리퍼를 질질 끌고
컴퓨터 앞에서 히히덕 거리니 짜증 만땅이다.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다들 교양있게 행동합시다.
그 인간들이 보지는 않겠지만 여기서 잠깐 캠페인 한다. ㅡ ㅡ;
그러고 잠들었더니 피곤한데다가 잠을 설쳐서 인지
다음날은 더 늦게 일어나 버렸다.
5일째 정리
2009년 8월 21일 금
*주유 - 6000원
*안약 - 5000원
*필름 - 4000원
*정방폭포- 2000원
*여미지 식물원- 7000원
*점심(제주맛사랑) 옥돔구이- 12000원
*게스트하우스 도미트리 사용료 1박 - 15000원
*테지움 - 7000원
*프시케월드- 8500원
*주유 - 6000원
*어묵- 1000원
▶총 73,500
침대에서 편히 잤더니 보통 때보다 늦잠을 잤다.
벌서 많은 사람들이 길을 나서고 빈자리가 많이 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이래저래 짐을 정리한다.
짐중에 귀중품은 방안에 있는 락커에 넣고 잠구어두면 오케이.
나머지 짐은 그냥 옷더미, 관광책자들.. 기타등등이니까 침대에 던져 두고 나가면 되시겠다.
렌즈를 끼고 뒤적거려 찾아보니 안약이 없네.. 주머니에서 어디론가 떨어져 도망갔나 보다. 얼마 못 썻는데.. 아까비..
오늘은 숙소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도는 계획이다.
지나쳐온 중문관광단지에도 가서 몇개의 박물관들도 관람 예정.
첫 목표지는 어제 추천 받은 정방폭포다.
샤워실에서 버름하게 씻기만 하는게 부끄러워서
같이 씻는 분한테 말도 걸고 했는데..
그게 더 버름한가? ㅡ ㅡ;;
아무튼 그분과 씻고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천지연 폭포를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그쪽으로 다시 간다고 했더니
거기보다 바다랑 맞닿은 정방 폭포가 더 좋드라고 추천해주었다.
그래서 오늘은 정방 폭포로!
늦잠을 자버린 관계로 도착하니 벌써 11시 쯔음.
사람들도 많고.. 어제의 천지연 폭포의 조용한 분위기가 그립다.
하지만 이왕 왔으니 즐겨라~
그냥 보기에도 식물원은 너무 커.. 돌아다닐 엄두가 안났다.
입구에 가이드 기차가 있어서 홀랑 탔다.
같이 타는 아가씨3명이 직원에게 물어보니 공짜라드니 출발하기전에 1000원을 받는다 .
젠당.. ㅡ ㅡ;;
그래도 걷기 싫어서 타고 갔다.
안을 돌면서 설명하는 음성이 나오기는 하는데
한국어여서 같이 탄 중국사람들 가득은 하나도 못알아 듣겠더라.
가이드 음성은 온실 밖의 정원들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들으면서 나중에 저기 저기를 들러야지 생각을 했다.
한바퀴를 돌고 내려서는 온실로 들어갔다.
나무들이 잘 가꾸어져 있어서 울창하다.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
........배가 고프다........많이...
아침도 넘기고 두시가 되도록 섭지코지까지 달려왔으니 배가 고플 수 밖에.
딱히 먹을거리는 없고
섭지코지 주차장에 바이크를 세우고 아로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들어갔다.
컵라면 하나 먹어야겠다.
도심지에서 많이 보는 그런 편의점이 아니라서 물은 주인 할머니께서 직접 끓여서 주시드라. 그 와중에 편의점 앞에서 장사하시는 아주머니들이랑 수다를 잼게 썰고 계신데..
알아 들을 수 있는 수준의 방언이었다.
안듣는 척~하면서 잼게 듣고 있었다.
물이 다 데워지고
빈 테이블에 앉았다.
테이블은 두개의 가게를 이어주는 통로 같은 곳에
가로로 나란히 두개가 사람한명 움직일수 있을만한 간격을 두고 있었다.
내 옆으로 있는 테이블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여행을 왔느냐.. 혼자서 왔느냐.. 성격이 이상하다.. 왜 혼자서 여행을 하느냐..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고? 위험하게 그런걸 왜 타고 다니냐..나이가 몇이냐..
처음엔 여행지의 지나가는 대화상대려니 하고
즐겁게 대꾸했지만
뒤로 갈수록 오지랖성 멘트가 이어진다.
나중엔 나를 시집도 보내줄 기세다... ㅡㅡ ;;;
먹는 것에 집중하는 시늉하며 좀 떨쳐버리려고 노력했드니
물러나주시는군요. 아주 감사합니다.
컵라면을 해치우고
좀이 든든해져서 힘을 내서 언덕을 올랐다.
섭지코지는 얕은 언덕으로 되어진 해안 벼랑이다.
언덕 저멀리엔 교회같은 건물이 서있다.
올인에서 나왔던 유명한 건물이라는데
나는 그 드라마를 보지않아 전혀 알수 없다.
하지만 언덕 위에 여유롭게 서있는 것이 모네의 그림같이 은은한 기분이다.
어제는 찜질방에서 너무일찍 자는 바람에 아침에 눈이 일찍 떠진다.
아직 해도 안떳을 시간.
시간이 아직 넉넉하구나 하고 또 세월아 네월아 짐을 쌋다.
그랬더니 너무 꾸물거렸는지 해가 떠버렷네.
그래도 이른 아침의 1100도로가 아름답다고
상호님이 알려주셨으니 거둘러가보지만...
아뿔사
이와중에 길을 잘못들어서서 헤메었다. 다시 제대로 찾아서 간다.
가는 길에 신비의 도로가 있다고 표지판이 일러주었다.
도시에서 점차 산길로 접어드니 너무 춥다 ! ㄷㄷㄷㄷ
되는 대로 열심히 껴입었다.
루피나양이 빌려준 바람막이라도 없었으면 얼어 죽을 뻔!
춥긴해도 바람이 너무 깨끗하고 시원하다.
뒤 쫒아오는 차도 거의 없어서 마음 편하게 천천히 주위 풍경을 음미하며 달렸다.
신비의 도로에 도착했지만
하나도 안신비 하다.
자동차 같이 덩치 큰아이가 저절로 굴러간다든지...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줄만한게 하나도 없다. ㅡ ㅡ;;
바이크를 세워서 굴러가게 하는것도 맘처럼 안되고...
이게 뭐람....
관광 지도상에 1100도로를 지나서 1139번 국도를 탄다.
길이 구불구불하고 나이를 마음껏 먹은 듯한 숲이 너무 아름다웠다.
해가 아직 나무 위로 올라오지 못해서 빛이 나무 사이로 들어오고
거기에 나의 진짜씨와 내 그림자가 도로에 겹친다.
예술이로구만!
춥지만 않으면 더 바랄것이 없었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