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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성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10/01
    2009년 8월 22일 토 6일째 (2)

또 늦잠이다.
일어나서 짐을 꾸리고 나가니 벌써 10시가 넘은 듯.

이틀을 표선에서 묶으니
근처의 주유소에서 세번이나 주유하게 된다.

주유소 사장님인듯한데
또 뻔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바이크 빌리는데 얼마하느냐고 질문하시는데
내 바이크라고 말씀드리니
바이크에 부산 번호판을 보시드라.
제주 여행은 좋았는지
잘했는지 많이 돌아봤는지..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주유가 끝나니 주인장께서 갑자기 귤을 주신다고
잠시만 기다리랜다.

기다렸더니 몇알을 기대했는데
검은 봉지 한아름이다.
감격해서 재차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길을 나섰다.
뒤로 보이는 고마운 주유소.

핸드폰에 울 고냥씨들을 돌봐주는 동생의 전화번호가 찍혀있어서 전활 다시 해봤다.

고냥씨 한마리가 없단다. ㅡ ㅡ;;
이런...
지금 전세집을 내놓은 상태인데 주인 아주머니가 방을 보여주면서
냥이가 열어둔 문으로 도망간게 아닌지 의심된다.
주인 아주머니한테 말씀드리니 나간적이 없다고 하셧다.
아무ㅐ도 검둥이 옹쓰가 어디 구석에 숨은 듯 한데
일단은 상황이 파악이 안되니 집에 가야되겠다..

바로 예약해둔 목포행배를 취소하고
부산행 배를 예약하려니 당일배는 예약이 안되고 바로 가서 티켓을 끊어야된다고.. 
시간을 알아보니 7시 10분에 출항해서 부산에 오전6시에 도착하는 배가 있다.

점심시간은 다가오고 ..
하지만 7시간이나 남은 상태여서 아직 돌아보지 못한 서쪽해안도로를 타기로 맘먹었다.
고양씨 떔에 맘은 구리지만 시간도 너무 많이 남은데다가
계속 얼굴 구기고 걱정한다고해서 없던 녀석이 찾아지진 않으니. 

1132번을 타고 용머리해안까지 쭉 달렸다. 가는 길에 하늘이 많이 구려진다.  
 낌새가 좋지 않더니 이내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졌다.
그리곤 끝.
정말 한두방울 맞고 끝이여서 다행이다.
비오는 날 라이딩은 질색팔색.

언덕을 오르는 길에 닺아
산방산이 혼자 불뚝하게 솓아 있었다.
멀리서 부터 해안선과 지평선에서 솓아 있는 산방산을 보니 
성산 일출봉을 봣을때 기분이 떠올랐다. 
사진을 찍는데 가까이서 찍으니 사진안에 들어오질 않는다. 쩝..

그래도 저멀리 용머리 해안이 보였다.


 진짜 용머리 같이 생겼다...

다시 저쪽으로 달린다.
길이 한가하고 좋다. 하늘만 맑았으면 딱 좋을 텐데 엄청 구리다.

해안으로 녹색 풀이 자라고 있어서 동산 같이 느껴진다.

용머리 해안에 진입해서 오르막이 나오니
차들은 가득이고 도로는 좁아서
지네들끼리 끼여서 낑낑대고 있다.

다른 곳들 처럼 아예 아랫쪽에 주차장을 만들어서 진입을 못하게 하든지
진입로를 좀 넓게 만들어서 이차선으로 만들던지 해야 쓰겠다.
놀러 와서 참 답답하다 싶드라.

난 바이크니까 설렁 설렁 오라가서 경치가 좋은 그늘에 바이크를 대놓고..
보니.. 뒤에 짐을 실어둔 바구니가 터져있다.
반쪽 나기 일보직전이다.
 
악! 안돼....

많은 짐들을 내리고 묶어놓은 케이블 타이를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서
짐이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용을 썼다.
한 40-50분은 거기서 그러고 있었던 듯 하다.
거기서 너무 힘을 뺏는지 용머리 해안 절경이고 머고...
정신이 없다.


용머리해안쪽에서 바라다본 풍경

이젠 목표는 따로 없다. 해안을 돌아서 위로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올라가는 길에 조그만 섬들이 옹기종기 떠있는 곳에 닿았다.
기억력 별로 이면서 적어두지도 않았네 ..
암튼 예뻐서 사진은 찍어두었다.

말이 흐려서 노출 만땅으로 했드니
사진이 아주 쨍하다..

서쪽만큼 동쪽도 해안도로가 예쁘고.. 가는 길마다 가끔 공사중도 있다.

어느 해안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데
어느곳에 도착해서는 해안가에 바다 동굴이 있어서
예뻐서 찍으니 물색이 판타스띡이다.



제주도의 어촌도 육지의 여느 곳과 같은 분위기


목적없이 해안도로를 탈 뿐이지만
이런 여유있는 기분이 라이딩을 하면서 느껴지는 바람에 잘어울리는 듯하다.

또 어느 섬이 보이는 해안가에서 만난 가톨릭 성지.
용수성지라는 곳을 만났다.



중국 상하이에서 라파엘 호를 타고 제주에 도착한 곳이 여기 용수성지이다.


야외에는 라파엘호를 재연하여둔 배가 있었다.
이 배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기리기 위해 사람들이 직접 항해를 했었다고 한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흉상도 있다.


그곳에서 발견한 반가운 분.
내가 마산에서 쭈욱 성당을 다닐때 미사시간에 불려지던 이름이다..
"우리 주교 미카엘과...." 항상 축복 받던 이름.
이곳 제주에서 주교를 지내셨었다고..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 하지만 그곳에서 다시금 보니 어린 나이에 신부가 되어
26세에 순교하셨다니.. 내가 그보다 어릴때 들었던 이야기보다 이제 내가 그보다 더 나이가 많아진 지금 그의 이야기를 다시 들으니 더욱 절절하게 느껴진다.
그 젋은이의 굳건한 신앙이라니..

한 무리의 성지순례객들이 들어 나는 조용히 그곳을 나왔다.

다시 달리는 시간은 대략 3시 쯤.

지나는 길에 나타난 풍력발전단지.

그렇게 달려서 2번 여객터미널에 닿았다.
일찌감치 티켓팅을 하고 점심을 때우려 근처 제주시내 시장으로 갔다.
빵집에서 빵과 우유를 사고 여객터미널로 들어와 바이크도 미리 배에 올려 버렸다.


터미널 바깥으로 보이는 부산행 설봉호.

여객터미널에서 거진 두시간 가량을 무릎팍도사를 보면서 빈둥댔다.

대기하면서 손가락을 보니 손톱이 닿는부분에 까슬하게 일어난다. 뜯으니 피가 ㅜㅠ
영양상태가 않좋군.. 집에 가서 잘먹고 쉬어야지. 

배는 큼직해서 올라가는 길에는 에스컬레이터도 있고
배안에는 클럽도 있어서 미러볼이 돌아가는데 손님은 외국인 몇명이 모두다.

티켓에 적혀있는 2038 3등실에 찾아가 모서리 명당에 자리를 잡고
들고온 1인용 은박돗자리를 깔고는 짐도 내렸다.
3등칸은 이내 복작복작 사람이 늘어서 일찍 타길 잘했구나.. 싶었다.

내 옆으로는 가족 3대가 탔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남편과 아내, 손자와 손녀.
분위기가 할아버지가 우겨서 배를 탄듯했다. 할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할머니가 3시간이면 갈 길을 이리 불편하게 간다고 투덜거리신다. 그것도 할아버지가 돌아오니.. 잠시다.
손녀는 아직 4살이나 됐으려나 싶고, 손자는 6살 넘어 보이는 정도?
손녀에게 내가 주유소에서 얻은 귤을 쥐어주자 신이나서 엄마에게 달려가 말그대로 춤을 춘다. 어찌나 순수하게 기뻐하는지 나는 하나더 쥐어줬다.

3등칸 객실은 덥고 심심하고 답답하다.. 시간이 조금 지나가 사람들이 오밀조밀하게 붙어서 잠을 잔다. 나는 그나마 은박 장판을깔아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했지만 자리도 제대로 펴지못하고 자는 사람이 태반이다. 나중에 옆의 가족의 할머니와 자연스레 한 장판을 나눠쓰게 되더라.

밤은 길고 할건 없어서.. 배를 타기전에 미리 읽을 책이라든지 잡지라든지, 핸폰에 동영상이라도 담아 와야겠드라. 객실의 티비는 위성인지 모르겠지만 녹화한것을 멈춰준것마냥 흰줄만 계속 간채로 서있고.. 그나마도 재미없는 걸 틀어놔서 보기도 싫은데 소음 지지직.
창밖엔 깜깜한 밤인데 수평선으로 고기잡이 배들이 일자로 불켜져있다.

선잠을 자며 부산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빠르게 오전 5시다.

집으로 바로 와서 보니.. 없어진 고냥씨는 내가 이름을 부르니 슬쩍 구석에서 나온다.
이럴줄 알았다규!
 
짐을 내리고 정리를 조금하고선 피곤하니까 일단 수면.

여기서 여행이 끝이 아니다. 원래는 제주도를 돌아 목포로 가서 전국을 시계방향으로 돌려고 했는데 고냥씨가 문제를 일으키셔서 왔으니.. 온김에 쉬고 다시 출발이다. 이번엔 동해쪽으로 시계반대방향!


6 일째 정리

2009년 8월 22일 토
*주유 - 6000원
*빵- 5100원
*라면(오전식사)- 1000원
*스쿠터 운임- 22900원
*설봉호 운임- 43000원
*점심(제주맛사랑) 옥돔구이- 12000원
*용수성지 헌금- ?
*우유- 800원
▶총 78,800원+?

*이동 ( 표선 18687km - 제주해안도로 - 부산 18890km ) 총 203km

일본 보다 먼 제주도 ㅡ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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