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을 지나 대형 우체통이 있는 익숙한 풍경의 간절곶에 닿아 잠시 쉬고
울산으로 간다.
이전에 친구와 "떠나자 동해"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울산에서 헤매었던 공단지대는 네비 덕에 무사히 지났고 ..
그 뒤로 경주는 울산만 지나니 금방이라는 기분이다.
경주에 들어섰을 때부터 하늘은 심상치 않았다.
출발하기 전에 한 친구녀석이 주말에 비가 올거라고 경고를 했지만
나는 나의 행운을 믿으며 그냥 출발해버렸다.
그런데 경주에서 비를 만나버렸다.
어디인지 알 수 없는 한 버스정류장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면서
나의 진짜씨를 보니 흙탕물을 뒤집어 써서 꼴이 흉했다.
여행 끝나면 꼭 광나게 세차해주마 다짐을 했다.
비가 그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목적지는 불국사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수학여행으로 가볼 법도 한 불국사..
근처에도 못가봤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꼭 가보리라 맘 먹었었다.
불국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또 보슬보슬한 비가 온다
비를 맞추기싫어 바이크는 큰 나무 아래에 세우고
나는 비옷 상의를 챙겨입었다.
여행이 끝나는 날까지 비옷은 사용하지 않고 싶었거늘... ㅉㅉㅉ
나는 일본인 관광객과 인연이 있는 듯?
제주도에서 처럼 불국사에서도 비슷한 타이밍으로 일본 관광객과 입장했다.
비가 오는 중에도 불국사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가족 관광객이 많아서 아이들도 많고.. 아이들은.. 시끄럽다. 이건 공식.
조용해야 할 절간이 떠들썩하다.. 좋지 않다... ㅡ ㅡ
비가 오니, 하나 기분 좋은 것은 나의 워터프루프 기능의 카메라 성능 테스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데 나혼자 기분이 으쓱해서 비를 맞추며 사진을 열심히 찍어 댓다.
불국사에서 예상보다 빨리 나와버렸다. 비가 정말 우수수 떨어 질듯하다.
그렇다고 경주까지 와서 바로 숙박에 돌입하기엔 아깝다 ㅜㅠ
오늘 숙박한다고 해서 내일 비가 안올거라는 확신도 없는데...
에라 모르겠다 .
그냥 가고 싶었던 석굴암으로 가버리자 맘먹고 다시 출발했다.
석굴암이 산 속에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높은 곳에 있을줄이야!
산을 오르는 입구에서는 그냥 흐리기만 했던 날씨가
산의 중턱으로 꼬부랑길을 오르니 보슬비로 바뀌었다.
그리고 석굴암 입구쪽 주차장에 닿았을때는 구름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다.
내려서 바이크를 세우고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비옷의 하의까지 모두 갈아 입어 버렸다. 여기까지 왔으니 석굴암은 꼭 보자!
석굴암을 지키고 있는 건물 앞에서 내려다온 경주는 구름 속에 있다. 채 백미터 앞도 안보일 구름 모양이다.
석굴암 건물 안은 좁다... 열 명도 못들어가겠다.. 그리고 석굴암을 지키고 않아 있는 보살님. 날카로운 눈초리다. 사진 촬영은 금지 되어있었는데 지키고 있던지 말던지 역시나 사진 찎는 사람은 꼭 있다. 보살님은 이것 때문에 날카로와 지셨는지 한소리 하신다.
찍지 말래면 좀 찍지 말지들...
생각했던 것보다 석굴암의 규모는 작았다.
유리한장을 두고 바라보는 석굴암은 조금 서글프다.
부처님은 더 이상 경주를 내려다 보지 못하고
입구에 수호신들은 더 이상 속세로부터 아무것도 막아내지 못할 것 같은.. 서글픔.